앵커) 병원에서 수술을 하기 위해 전신마취를 한다고 할 때 적어도 마취를 누가 하는지를 꼭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마취가 전문의가 아닌 의사한테 전신마취를 받았다가 숨지거나 식물인간이 되는 의료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위험천만인 전신마취의 실태를 강현섭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1) 서초동의 한 치과에서 턱교정 수술을 받으려고 전신마취를 했다가 깨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성형외과에서 턱수술을 하려고 전신마취를 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습니다.
 기자2) 여덟 달째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는 21살 여대생 이모씨 지난해 9월 종아리 살을 빼려고 성형외과에서 수면마취를 받다 경련을 일으켜 응급실로 옮겼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이모씨 어머니) 이제 20년도 안 살은 인생을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난 부모가 되어가지고 내가 너무 미안해요. 죄인 같고.
 기자2) 마취한 사람은 성형외과 의사였고, 마취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해당 성형외과 병원) 체질적으로 마취에 대한 과민반응이다. 그 동안 마취를 해왔고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기자2) 전신마취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마취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사 혼자서 마취도 하고 수술도 다 할 수 있습니다.
 김병건 BK동양성형외과 원장) 실제로는 마취과전문의들만 마취하는 것이라고 다들 알고 있는데 현재법으로서는 그것을 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2) 서울에 또 다른 성형외과입니다. 마취의사가 상주하면서 전신마취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핍니다. 그러나 전국 800여 개 성형외과 가운데 마취의사가 상주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 입니다. 대부분 비용을 아끼려고 출장마취나 간호사를 쓰지만 이들도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출장마취의) 마취과 의사가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응급상황에 환자의)기도 확보가 힘들죠.
 마취간호사) 많죠, 전문의라도 겉으로 봐서 전문의라도 똑같은 것이 아니에요.
 기자2)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장비도 개인병원에서는 없는 곳이 허다합니다.
 박형욱 변호사) 산소포화도 측정기라든지 전기심장 충격기라든지 그런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장비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된다 이런 규제조치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까.
 기자2)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의료 후진국이라는 중국조차도 최근 전신마취 사고가 잇따르자 아예 법까지 만들었습니다. 중국 베이징시에 위생문건입니다. 수술실 반드시 마취의사가 2명 이상 있어야 하고, 환자생명을 보호할 장치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규정조차 없습니다. 고가의 장비인 만큼 환자의 부담이 올라가고, 의료단체들이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부 관계자) 의료의 자율권을 침해 받는다고 하는 거에요. 강제적 규범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진료지침을 의료단체들은) ‘붕어빵 진료’라는 형태로 해서 이슈화를 시켰어요.
 기자2) 지난 한해 시민단체에 접수된 마취사고는 모두 16건 입니다. 그러나 병원들이 사고를 숨기다 보니 마취사고가 얼마나 있었는지 공식 통계조차 없습니다. MBC뉴스 강현섭입니다.